Soeun Sim

위험의 정의

Muzahem, Muzahem, Abdulla. An empirical analysis on the practice and determinants of risk disclosure in an emerging capital market: the case of United Arab Emirates. Ph.D. Disseration at University of Portsmouth (https://researchportal.port.ac.uk/portal/files/5949375/PhD_Thesis_8.pdf), pp.9-28.

Nov 18, 2025
위험의 정의

위험(risk)은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며, 단순히 부정적 결과에 대한 가능성만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 기회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Watson과 Head(1998)는 위험을 확률을 부여할 수 있는 결과들의 집합으로 정의하며, ICAEW(1999, 2002) 등은 위험을 하방 위험과 상방 위험으로 구분하며 기업이 직면한 잠재적 결과의 범위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다양한 위험 개념 때문에 위험 공시에 대한 정의 역시 학자마다 차이가 있으며, 위험 공시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미래 불확실성과 그 관리 방식에 관한 정보 제공으로 폭넓게 이해된다. —- “예측 가능한 불확실성(calculable uncertainty)”

공시에 관한 이론들은 기업이 정보를 왜 공개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적 틀을 제공하며, 위험 공시 연구에서는 특히 신호이론, 대리인 비용 이론, 정보 비대칭 이론, 정치적 비용 이론 등이 주로 활용되어 왔다.

정보 비대칭 이론은 기업 내부자와 외부 이해관계자 사이의 정보 격차가 시장의 비효율과 역선택을 초래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Akerlof(1970)의 레몬 문제는 구매자가 품질 정보를 알 수 없을 때 저품질 상품이 고품질 상품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현상을 보여주며, Healy와 Palepu(2001)는 이런 정보 격차가 자본시장에서 좋은 사업 아이디어의 과소평가와 나쁜 아이디어의 과대평가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헌은 공시(disclosure)를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핵심 수단으로 보고, 회계정보 제공이 내부 정보를 외부 정보로 전환하여 시장 효율성과 자본 비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특히 위험 및 위험관리 공시는 경영자가 보유한 위험 관련 정보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해 투명성을 높이고 분석가·투자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은 법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진행)

대리인 비용 이론은 소유주와 경영자 간의 이해충돌에서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과 감독 비용 문제를 설명하며, 소유와 통제가 분리된 기업에서 경영자가 항상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공시, 보상계약, 기업지배구조, 감사, 정보중개자, 기업지배권 시장 등 다양한 메커니즘이 활용되며, 공시는 특히 외부 이해관계자가 경영진의 행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핵심 도구로 간주된다. 위험 공시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주주가 기업의 위험 관리 능력을 평가하고 경영자를 견제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경영자에게는 대주주의 신뢰 확보를 위해 자발적 공시를 유도하는 유인으로 작동한다.

신호이론은 Spence(1973)의 교육-노동시장 모델에서 출발해,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 우월한 능력이나 좋은 성과를 가진 주체가 이를 외부에 알리기 위해 ‘신호’를 보낸다는 논리를 설명한다. 기업 공시 연구에서는 수익성, 유동성, 레버리지 등이 신호 변수로 사용되며, 성과가 우수하다고 믿는 경영자는 규제상 요구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자발적 공시를 통해 기업의 질적 우위를 투자자에게 알리고 더 많은 투자와 높은 기업가치를 유도하려 한다. 위험 공시에서도 마찬가지로, 경영자는 자사가 다른 기업보다 더 발전된 위험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위험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시할 수 있으며, 이는 경영자의 역량을 외부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반대로 성과가 좋지 않은 기업은 침묵을 선택할 수 있으나, 투자자는 이러한 침묵을 오히려 최악의 정보 은폐로 해석할 위험이 있다(Verrecchia, 1983). 신호이론은 이처럼 자발적 위험관리 공시가 경영자의 능력과 기업의 우수성을 시장에 전달하려는 전략적 행동임을 설명한다.

  • 진화생물학의 관심사는 mating으로, 상대방에게 열심히 신호를 보내는 것 (e.g. 집게의 self-defeating, 거대한 사슴 뿔). 둘 다 “비용(costly) + 자기에게 손해(self-defeating)” 같은 행동이야말로 진짜 신호(honest signal)를 만든다는 점에서 완전히 동일한 구조의 신호이론을 따른다.
  • 국제정치에서의 self-defeating signal→ 실패하면 정치적 비용(청중비용)을 지게 되므로 약한 유형은 흉내 못 냄
    • 군대를 위험한 곳에 전진 배치
    • 역내 동맹과의 자동개입 조약 결성
    • 자기 나라 지도자의 공개적 강경 발언
    • 즉, "이런 risky 행동을 감수할 수 있다면, 나는 진짜 resolve가 있다.”

긍정회계이론(PAT)은 기업이 실제로 어떤 회계정책을 선택하고 새로운 회계기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두며, 특히 관리자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비용이 회계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Watts와 Zimmerman(1978, 1986)은 경영자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너스 플랜, 기업 규모, 부채비율 등과 관련된 유인을 따라 이익을 현재 또는 미래로 조정하는 회계절차를 선택한다고 주장하며, 그중에서도 기업 규모는 정치적 비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보았다. 큰 기업일수록 정부, 규제기관, 여론의 감시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이미지 개선과 불필요한 정치적 주목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 공시 수준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정치적 비용 가설의 핵심이다. 이러한 논리는 위험 공시에도 적용되며, 공공의 관심을 많이 받는 기업일수록 사고나 안전 문제, 규제 리스크 등으로 인한 정치적·사회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위험 관련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공개할 유인이 있다.

자본수요(capital need) 이론은 기업이 더 낮은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정보를 더 많이 공시한다는 관점을 말한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일수록 법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추가 공시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의 불확실성과 정보 위험을 줄이고, 그 결과 더 낮은 자본비용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다(Chio, 1973). 투자자는 자신의 돈을 위험에 노출하기 때문에 기업 활동과 위험 요소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요구하며, 특히 상장기업처럼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은 이러한 요구에 더 민감하다(ICAEW, 1999). 경쟁적인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은 기업과 그 증권에 내재된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므로, 기업은 위험 공시를 포함한 광범위한 정보 공개를 통해 정보 위험을 낮추고 조달 비용을 최소화하려 한다(Foster, 1986).

위험 공시는 유용하지만 기업에 비용을 초래한다. 첫째, 독점적 정보 비용(proprietary costs)은 공시된 정보가 경쟁자에게 전략적으로 활용되어 향후 수익성과 경쟁우위를 해칠 위험을 의미한다. 경쟁사가 기업의 전략·위험 구조·시장 전망 등을 파악해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민감한 위험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일부는 상업적 민감성을 이유로 공시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과도한 비공시는 오히려 투자자 오해와 정보왜곡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ICAEW 연구는 ‘상업적 민감성’이 흔히 과장되며, 감독기관의 승인 없이 중요한 정보를 생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둘째, 비독점적 비용(non-proprietary costs)과 주주 행동주의 비용(shareholder activism)도 존재한다. 위험 정보의 수집·처리·공시는 시간과 인력·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등 상당한 비용을 요구하며, 이를 게을리하면 투자자 판단을 어렵게 해 자본조달 비용이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 또한 불충분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공시는 소송 위험을 높이고, 주주가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거나 적대적 인수에 노출되는 등 지배구조 측면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은 “공시 비용 vs. 공시 부족 비용”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며, 위험 공시는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기업의 시장 신뢰·평판·자본조달 능력과 직결된 전략적 선택임을 보여준다.

미국과 영국의 자본시장에서 위험 공시는 소송 비용의 가능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미국의 경우 SEC는 특정 위험을 충분히 공시하지 않은 상장기업에 제재를 가할 수 있으며, 투자자는 허위·부실 공시로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소송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은 1933년 증권법의 ‘세이프 하버 규정(Safe Harbor Rule)’과 1995년 증권 소송 개혁법을 도입했으며, 영국도 2006년 회사법을 통해 유사한 제도를 마련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보호장치가 소송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기업과 감사인에게 새로운 형태의 위험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은 위험 공시의 부족이 소송·평판 훼손·감독 강화 등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리스크를 중요한 공시 결정 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

요약하면, 본 장에서는 위험 공시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적 틀과 공시의 편익·비용을 검토하였다. 위험과 위험 공시에 대한 정의 자체가 연구자마다 다르며, 공시 행위를 설명하는 이론들(정보 비대칭, 대리인 비용, 신호이론, 정치적 비용 등) 역시 서로 다른 변수와 가정을 기반으로 하기에 단일한 통합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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