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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메넥세노스』

플라톤, 『메넥세노스』

Dec 2, 2025
플라톤, 『메넥세노스』

플라톤, 『메넥세노스』

 

플라톤의 『메넥세노스』는 초반과 말미에 등장하는 짧은 소크라테스-메넥세노스의 대화를 제외하면 거의 소크라테스가 시연하는 한 편의 ‘국장 연설(epitaphios)’로 구성되어 있음

  • 이는 플라톤의 다른 대화편인 “X란 무엇인가”와 같은 개념 규정 등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연설의 대부분을 페리클레스의 정부였던 아스파시아에게 배웠다고 말하며, 추도사 연설을 재현함
  • 메넥세노스 작성 시기는 안탈키다스 평화 조약이 체결된 기원전 386년 후인 것으로 추정
    • 연설 속에서 언급되는 전쟁들 중 가장 늦은 사건이 바로 이 평화 조약암
    •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에 사망했으므로, 본 대화편은 “소크라테스가 있을 수 없는 시점에서 전쟁사를 언급한다”는 점에서 진위성 문제가 제기됨

1. 구성

플라톤의 『메넥세노스』는 크게 도입부, 추도연설, 마무리대화의 세 부분으로 구분됨

  • 도입부에는 평의회에 다녀오는 메넥세노스와 소크라테스의 대화로 이루어짐.
    • 메넥세노스는 평의회에서 방금 나온 길이며, 그곳에서 전몰자를 위한 추도 연설자를 선출하는 절차 가 진행 중이라고 말함.
    • 소크라테스는 아스파시아가 “페리클레스의 연설뿐 아니라 코린토스 전쟁 때의 추도사도 그녀가 썼다”고 말하며 그 연설을 시연하겠다고 함
  • 소크라테스의 추도 연설도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음
    • (1)추도 연설의 기본 의의와 계획, 아테네의 훌륭한 정치체제 찬양
    • (2) 전설시대 전투, 펠로폰네소스 전쟁, 3차전쟁 및 코린토스 전쟁, 안탈키다스의 평화 업적 칭송
    • (3) 전몰자를 살아있는 자로 의인화하여 유족에게 위로

2. 에피타피오스(국장 연설)

『메넥세노스』의 연설문은 아테네라는 도시의 탁월함을 장황하게 칭송하고 있음

  • 이 연설은 보통 시민들 중에서 뽑힌 식견 높고 명망있는 연설자가 연단에 올라 하는 것으로, 아테네에서는 관례적인 것이었음
  • 『메넥세노스』은 다른 추도 유명 추도 연설처럼 전몰자에 대한 칭송부분과 유족을 위로하는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고, 칭송부분은 다시 출생 양육 그리고 업적으로 구성되어있음.
    • 태생이 훌륭한 이유는 선조에서 찾고, 토착민의 기원으로까지 올라가 국토에 대해 이야기 한다거나 아테네인들의 자유와 평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역시 형식상 유사함.
    • 이러한 연설은 민주정 아테네에서 가장 공식적인 정치적 의례였으며, 아테네 시민들은 이 연설을 통해 자신들의 훌륭함(aretê)을 공유함.

연설 초반부에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정체가 “다양한 인간조건의 혼합”이 아니라 동질적 출생, 즉 “이 땅에서 난 토박이(autochthon)” 에 기반한다고 주장함

또한 아테네의 국토가 훌륭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함

  • 신들이 이 땅을 사랑하여 먼저 선택함
  • 사계절이 고르게 분포하여 기후가 온화하고 인간을 훌륭함(aretê)으로 이끌게 됨
  • 곡물·포도·올리브가 나는 비옥한 땅

정치체제에 대해서는 아테네의 민주정체를 대중의 찬성이 수반된 최선자 정체라고 함

  • 그때 그때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권력을 부여해왔음
  • 더불어 정체(politeia)의 기원은 출생의 평등에 있다고 봄
    • 자연적 본성에 따른 평등한 태생은 법 앞의 평등을 추구하도록 하였음
    • 이 태생 상의 평등함은 서로에게 복종하는 일이 없게끔 만들어 놓았음

3. 아테네의 공적

① 페르시아 침공 저지

페르시아가 유럽을 넘보는 순간에 대한 서술임.

  • 다레이오스 1세는 에레트리아 사람들이 사르디스에 대해 모반을 도모했다는 것을 구실삼아 전쟁을 발발함
  • 먼저 에레트리아를 공격·함락시키며 공포를 조성했고, 이 때문에 그리스 전역이 두려움에 빠짐.
  • 아테네만은 마라톤에서 결사항전을 택해 승리를 거둠

② 살라미스·아르테미시온 해

해전은 병력 규모에서 열세였음에도, 아테네는 살라미스만과 아르테미시온에서 ‘기적적’ 승리를 거두었음

③ 플라타이아이와 에우리메돈 , 그 밖의 전투

플라타이아이 전투는 스파르타와의 공동 업적이지만 아테네의 공을 더 강조함

  • 보이오티아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타나그라에서 스파르타에 맞서 싸웠음
  • 하지만 스파르타와 비교할 때 아테네는 오이노퓌타에서 부당하게 추방된 자들을 복귀시킨 도시, 즉 관대하고 정의로운 전통을 가진 공동체라고 강조
  • 더불어 이민족에 대해서는 절멸될 때가지 싸워야 한다고 여겼으나 동족에 대해서는 승리할 때까지만 싸우는 것이 맞기에 스파르타인을 전멸시킬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음
  • 3차 전쟁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시켈리아 전선에서 레온티노이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전승비를 세움
  • 또한 헬레스폰토스 해전 등에서도 활약했음
  • 일부 그리스 도시(코린토스·아르고스·보이오티아)는 아테네의 위상을 시기하여 페르시아 왕에게 사절을 보냄.
    • 함께 연합해서 격퇴했던 이 이민족 왕을 다시 그리스 사람들 쪽으로 불러들여 공격하도록 했다고 비판함
    • (사실) 아테네도 같은 일을 했었음
  • 그럼에도 아테네의 전사자들은 승리했다고 말하며, 아테네는 ‘남에게는 지지 않되, 자신에게는 패배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짐

4. 민족적 순수성과 아테네의 우월성

아테네는 “그리스 혈통의 순수성”, 즉 이민족과의 혼혈이 없다는 토착성을 강조하면서, 타 도시들인 코린토스·아르고스·보이오티아를 은근하게 폄하함

  • 이들이 원조를 구하러 왔음
  • 이민족(페르시아)에게 굴복하려 했던 점

그러나 아테네는 언제나 지나치게 동정심이 많으며 지나치게 약자에게 호의를 베품 (페르시아 제외)

이에 코린토스·아르고스·보이오티아보다 윤리적으로나 혈통적으로나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함

5. 전몰자와 그 유족에 대한 위로

마지막 부분은 전몰자들을 산 자로 의인화하여,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 “다른 어떤 일을 할 때에도 덕?훌륭함?(arete)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
    • 자손들은 스스로 모든 면에서 열의를 갖고 그들 자신의 성취, 조상들의 성취를 능가하라고 권함
    • 선조의 명성을 남용하거나 헛되이하지 말 것
  • 전사자들의 삶은 영예롭고 그들의 죽음은 도시 전체의 영광을 더했음
    • 남겨진 자식들은 성년이 될 때까지 국가가 돌볼 것임
    • 절제, 용기, 사려깊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유족들은 슬픔을 절제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임
    • 그들의 최후를 슬퍼하기보다는 예찬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

6. 마무리

아스파시아의 연설에 대한 감탄, 소크라테스에게 감사하며 마무리

 

20세기 초반 이후에는 위작 논란이 가시고, 플라톤이 어떤 의도에서 이 대화편을 저술했냐는 것에 초점이 이동했음. 우리의 관심사는 메넥세노스가 가지고 있는 배경이 전형적으로 아테네 제국을 전제로 한 것이고, 이 제국의 정체성을 플라톤이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있다. 당시 일반인과 어떻게 공유하기를 원했는지를 잘 드러나는 대화편임.

국장연설이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야하는지 잘 살펴보면, 플라톤이 철학 영역을 넘어 아테네라는 정치공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잘 볼 수 있음. 에피타피오스(타피오스;무덤에 바치는 말)는 전몰자의 유족과 시민을 대상으로 국가가 지정한 연설자가 연설을 하게됨. 국장연설이 장례식의 가장 중요한 순서이기 때문에, 누가 이를 담당하는지는 관건이 됨.

사실은 아테네가 낯뜨거울만한 이야기가 많음. 중간에 아테네가 전세가 열세로 뒤집히는 것은 시켈리아 원정때문 (기원전 415년) 인데 이 이야기도 왜곡하고 있음. 국민은 아테네가 불필요하게 전선을 확대했다고 봄.

다른 국장연설은 전몰자가 얼마나 용기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례적으로 이 편에서는 전몰자가 환생하면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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